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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내가 처음 멈춰선 순간

처음 성수에 갔을 때, 근처 일을 끝내고 나서 유명한 카페를 찾고 있지 않았다. 그냥 걷고 있었다. 가는 길을 찾다가 골목을 잘못 들었는데, 싫지 않았다. 철문 반쯤 열린 공장에서 기계 소리가 났고, 그 바로 옆 건물에서는 스피커에서 재즈가 흘러나왔다. 두 소리가 섞이는 그 10미터 구간이 어디에 있는지 설명 해줬다.

성수는 무언가를 지우고 새로 만든 동네가 아니다. 기름때 묻은 것들 위에 그냥 새걸 올렸다. 그게 처음엔 이상해 보이는데, 한참 있다 보면 오히려 그게 꾸밈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히려 정감이 있다. 새것과는 다르다. 처음부터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한게 아니다. 그래서 다른 동네와는 다르다.

성수는 뒤쪽으로 가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다들 안다고 생각하고 들어가서 앞자리에 앉는다. 내가 처음 갔을 때도 그랬다. 커피 마시고 나오는데 직원이 뒤쪽도 있다고 했다. 나가서 보니까 공장 뼈대가 그대로 있는 야외 공간이었다. 서울에도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공간. 그냥 앉아있으면 되는 의자. 그게 왜 이렇게 이제는 드문지 모르겠다. 그냥 편안하게 있다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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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을 보는 다른 방법

성수 팝업에 다섯 번쯤 갔을 때부터 보이기 시작한 게 있다. 팝업 자체보다 팝업이 끝난 공간을 다시 보는 거다. 어떤 공간이 어떤 브랜드를 불렀는지, 그 브랜드가 공간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공간이 선택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보이기 시작하면 성수가 재미있다.

한 가지만 더. 성수에서 좋았던 곳은 아무것도 유명하지 않은 골목에서였다. 이름도 없고, 인스타에도 안 나오는 그런 데. 성수에서 진짜 건지는 건 검색작업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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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없던 골목에서 발견하는 우연이 주는 즐거움. 땅값이 많이 올라서 철저히 계획된 공간들이 앞으로는 계속 들어 올것이지만 무계획과 계획이 잘 섞일수 있는 곳이라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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